본문 바로가기

책/서평

두 늙은 여자 - 벨마 윌리스

두 늙은 여자



글    : 벨라 윌리스

그림 : 짐 그랜트

번역 : 김남주

출판 : 이봄

쪽수 : 171


2019년 01월 23일 ~ 2019년 01월 25


<줄거리>

그위친족(알래스카 원주민)의 한 부족으로부터 버려진 두 늙은 여자의 성장 이야기다. 추운 알래스카 지역에서 유목 생활을 하는 한 부족이 혹한의 허기와 추위를 이겨내지 못하고 다른 지역으로 이동 하게 되었다. 그 부족에는 칙디야크, 사 라는 늙은 여자 두명이 있었는데, 항상 불평을 늘어놓고 나이 많음을 무기로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족장은 부족의 주식인 순록을 사냥하기 위해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기로 결정하였다. 여기에 더해 두 늙은 여인을 동행시키지 않기로 했다. 족장의 지시에 겨역하기를 두려워 한 칙디야크의 딸과 손자는 그녀를 버려두고 부족과 함께 떠난다. 여기서 부터 버려진 두 여인이 살아남기 위한 여정이 시작 된다.


나이가 많다는 이유로 부족의 일에는 손도 되지 않았지만, 사실 그녀들은 젊은 시절 부족에 필요한 노동력을 모두 경험했던 터였다.

몸은 예전 같지 않지만, 기억을 되살려 사냥과 채집을 하며 보금자리를 찾아 이동한다. 1년이 넘는 기간의 갖은 고난 끝에 훌륭한 보금자리를 찾게 되었고 그 기간동안 이동하며 많은 의식주를 마련 였다.


허기와 추위를 이겨내기 위해 순록을 찾아나선 부족은 1년이 지나는 동안 적당한 의식주를 해결하지 못한채 1년전 자신들이 떠났던 자리로 다시 되돌아 온다. 1년전 터전을 떠날때 늙은 두 여인을 버리기로한 결정에 족장은 자신에 대한 혐오감에 시달리고 있었다. 물론 부족 역사적으로 이어온 방법 이었지만 이런 방법이 옳은지 그른지에 대한 내적 갈등이 많은 상태 였다. 부족의 다른 어른인 "다구"는 족장의 그런 상태를 잘 알고 있었다. 족장의 결정으로 다구와 3명의 강인한 사냥꾼들이 두 여인을 찾아 나서게 되고 결국 그녀들이 살고 있는 보금자리를 찾게 된다.


부족과 재회한 그녀들은 처음엔 자신을 버리고 간 부족을 경계 하지만, 다시는 그녀들을 버리지 않겠다는 다구의 설득으로 왕래를 시작한다. 거처를 합치지 않고 거리를 두고 다구와 족장만 만난다는 전제였다. 그녀들을 좋아했던 부족의 아이들이 찾아오고, 손자가 찾아 오면서 점점 왕래가 많아지게 되었고 그녀들이 1년동안 비축해 두었던 음식과 방한용품을 부족 사람들에게 나눠 주었다. 가장 슬퍼하는 한사람은 칙디야크의 딸이었다. 어머니를 버렸다는 죄책감에 지난 1년간 하루도 빠지지 않고 울었다는 말을 손자를 통해 알게 되었고, 딸에 대한 원망으로 1년을 살았던 칙디야크도 딸에게 마음을 열 준비가 되었다. 그녀와 딸이 재회 하는 순간 모든 원망과 죄책감은 용서되어 사라졌다.


그녀들은 부족의 지나친 도움을 허락하지 않았고 새로 발견한 독립성을 즐기고 있었다. 차가운 북극 지방의 그 부족은 아무리 힘든 상황에서도 더이상 노인을 버리지 않으므로써 그녀들과의 약속을 지켰다. 그들은 두 여인이 가르쳐준 교훈을 잊지않고 두 사람을 사랑하고 배려했다. 두 사람이 각각 행복하게 삶을 마칠 때까지.


<내 생각>

유발 하라리의 사피엔스에 나오는 유목민이 생각났다. 아프리카에서 시작해서 전세계로 이동한 유목민도 늙고 병든 부족인을 버리고 이동했을거라 생각한다. 때론 그런 부족인을 지키기 위해 일부가 함께 해서 큰 부족을 이루며 다른 대륙으로 뻗어 나가기도 했을 것이고, 그렇지 못했다면 다른 종들의 공격이나 극한의 환경에 내몰려 생을 마감했을 것이다. 이것이 자연의 법칙 아니겠는가.

칙디야크, 사 그녀들이 궁지에 내몰렸을때 선택한 건 생존을 위한 투쟁 이었다. 안전한 부족원으로 있을때는 자신들이 더이상 무언가를 할 수 없는 존재로 스스로 생각 했지만, 결국 젊은 시절 익혔던 사냥기술, 채집술, 텐트짓기, 방한용품 만들기 등을 다시 실행 하면서 자신의 삶을 연장할 수 있었다. 나도 이제 중년이 되었다. 과연 나는 나이를 이유로 못하는게 많을까? 스스로 특정한 무언가를 못하는 나이가 되었다고 세뇌 하고 있지는 않을까? 불혹을 넘기며 살아온 삶의 지혜가 인생의 후배들에게 도움이 될까? 도움이 된다면 그 방법은 무엇일까? 많은 생각을 하게 되지만 2019년을 살고 있는 현재는 스스로 세뇌하고 있을지 모르는 나를 경계 해야 하겠다. 독서를 시작하게 된 계기도 어제보다는 한발짝 더 성장한 내 모습을  위해서 이다. 이렇게 서평을 남기는 것 역시 과거의 나보다는 조금 더 성장하기 위함이다.


"그래, 이 죽음이란 게 우리를 기다리고 있어. 우리가 약점을 보이는 순간 우리를 움켜쥘 만반의 준비를 갖추고 말이야. 나는 당신과 내가 겪을 그 어떤 고통보다도 그런 죽음이 두려워. 어차피 죽을 거라면, 우리 뭔가 해보고 죽자고!" -p.45

"저들이 고통받고 있다는 걸 잊어선 안 돼. 맞아, 저들은 성급하게 우리를 죽음으로 내몰았지. 하지만 이제 우리는 저들이 틀렸다는 걸 증명했어. 만약 저들이 같은 잘못을 저지른다 해도 이제는 우리 둘 다 우리가 살아 남을 수 있다는 걸 알아. 우리는 우리 자신에게 많은 것을 증명했어." - p.141 ~ p.142


스스로 불가능을 이겨내는 힘을 가지고 싶다. 어차피 죽을 거라면, 내면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뭔가 해볼 건 다 해보고 나 자신에게 많은 것을 증명해야 하겠다. 내가 힘들었음을 알듯이 다른 누군가도 고통이 있다는 걸 잊지 않는 내가 되어야 하겠다.